올해는 첫눈이 푸근한 인심을 베풀었다.정말 어마무시하게 왔다.그옛날 어린시절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빼꼼이 열면 장독대,마당,댓돌위에도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렸었다.그런 눈이 올해는 첫눈으로 내렸다.
하지만 엄청난 눈의 양은 현대인에겐 감성보단 현실의 불편함을 주었다.퇴근길은 평소보다 몇배 시간이 걸렸고 각종 사고가 일어났다고 끈임없는 뉴스가 나왔다.

어쨌든 첫눈은 '사랑'이다.유치원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초등학생들은 눈싸움을 하며 까르르 웃는다.지나가는 사람들도 갈 길은 바쁘지만 연신 핸폰 사진을 찍는다.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아침일찍 눈길을 치우는 손길도 사랑이고, 야외 주차장에 눈이불을 덮어쓰고 있는 자동차 눈을 쓸어주는 경비원 아저씨의 손길도 사랑이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랑으로 느낀 날이다.산책을 하는 길에 팥배나무에 쌓인 눈이 빨갛게 반사된다.마치 앵두빛 같은 산책길이다.사랑으로 충만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