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챌린지 11

첫눈 그리고 사랑

올해는 첫눈이 푸근한 인심을 베풀었다.정말 어마무시하게 왔다.그옛날 어린시절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빼꼼이 열면 장독대,마당,댓돌위에도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렸었다.그런 눈이 올해는 첫눈으로 내렸다. 하지만 엄청난 눈의 양은 현대인에겐 감성보단 현실의 불편함을 주었다.퇴근길은 평소보다 몇배 시간이 걸렸고 각종 사고가 일어났다고 끈임없는 뉴스가 나왔다. 어쨌든 첫눈은 '사랑'이다.유치원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초등학생들은 눈싸움을 하며 까르르 웃는다.지나가는 사람들도 갈 길은 바쁘지만 연신 핸폰 사진을 찍는다.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아침일찍 눈길을 치우는 손길도 사랑이고, 야외 주차장에 눈이불을 덮어쓰고 있는 자동차 눈을 쓸어주는 경비원 아저씨의 손길도 사랑이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랑으로 느낀..

카테고리 없음 2024.11.28

중용의 감정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다양한 감정들로 자신을 표출한다.각자 맞닥드린 삶과 환경에서 성장이라는 과정을 거치기 위해 온 힘으로 고군분투한다.우리는 이 과정에서 폭풍우 같은 감정에 휘말릴 때도 있다.감정이란 얼마나 변화무쌍한 것인지를 배우고 있다.이런 깨달음의 과정에서 성숙한 어른이 된다. 지금 이순간 문득 내 삶을 뒤돌아 보면 무수히 많은 감정들을 다룬 단어들과 함께 살아왔다.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럴것이다.내가 나를 판단하는것은 지극히 편협한 주관이다.어떤 상황에 직면 했을 때 (나 아닌 타인 ,가족포함)이 나의 감정상태에 대해 상대가 말하는 것에 객관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태도를 길러야겠다. 어제 저녁 식사자리에서 작은딸이 결혼준비 과정을 말하며 약간의 변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엄마 ..

카테고리 없음 2024.11.27

런던~ 헤이 마담!

9월10일 우리 부부는 큰딸의 창의휴가에 함께하는 큰 행운을 얻었습니다.3주간의 유럽 여행이라니 꿈만 같았습니다.은퇴부부인 우리는 그런 딸이 참 고맙습니다.런던인 포르투, 리스본,세비야,그라다다,바로셀로나 아웃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우린 차근 차근 준비를 했습니다.준비과정에서 막내 제부는 제게 고프로를 주면서 영상을 찍어 오시면 유투버 편집하는 걸 알려 준다고 했습니다. 제부는 항상 제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고 용기를 준답니다. 그 마음이 감사해서 고프로 찍는 방법도 남편과 연습했습니다.드디어 출발하는 날이 왔습니다. 고프로를 가져 간다는 말에 딸은 스페인은 소매치기 천국이라며 불편해 했습니다. 긴 여행에 혹시모를 불상사가 일어 날까바서요. 어설프게 촬영하다가 여행에 집중 못하게 될까봐 그랬겠지요. 사실 ..

카테고리 없음 2024.11.26

조용한 울림이 있는 영화 (일일시호일)

넷플릭스에서 '일일시호일'이란 영화를 봤다.매일 매일 좋은 날이라는 의미가 담겼다.잔잔한 일본 영화를 좋아해서 인지 혼자 몰입하기 좋았다. 주인공은 '다도'를 배우면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고 깨달음을 얻는다.어떤 사람은 학운도 좋고 취직운도 좋고 연애운도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사람들도 있다.그래서 늦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는 말도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것이 딱히 무엇인가를 모르는 노리코는 그와 반대 성향인 사촌 미치코와 다도를 배우게 된다. 온몸에서 풍기는 다도선생님의 자태는 다다미방과 미닫이문 너머 일본정원까지 하나로 통일감을 이룬다.이런 조용한 풍경이 화면을 채울 땐 숨소리마져 작아지는 느낌이다. 영화는 다도를 배우는 시간들과 그시간들 속에 흘러가는 24절기를 자연스럽게 대입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5

일상의 행복을 그리는 화가 (칼라르손)ㅣ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한 칼라르손. 그림으로 표현된 이케아의 정신,스웨덴 국민화가다. 햇빛의 따사로움이 고마운 이계절이면 더욱 생각나는 화가다. 칼라르손은 스톡홀름의 빈민가에서 출생해 매우 가난했다고 한다.다행히 13세에 학교 선생님이 재능을 알아보고 스웨덴 왕립미술아카데미를 스웨덴 유겐왕자와 친분을 유지했다고 한다.칼라르손은 1853년에 태어나 1919년에 사망한 사람이다.그 시대 빈민가 출신인 칼라르손과 왕족인 유겐왕자와 친분을 유지했다는건 보통일이 아니다.두사람 모두 예술이라는 공감대와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동료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짐작된다. 칼라르손은 프랑스에서 만난 스웨덴 여류 화가 카린을 만나 가정생활의 모습을 작품으로 많이 남겼다.그의 그림에는 개와 고양이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카테고리 없음 2024.11.24

오늘도 평범한 일상 채우기

필라테스가 없는 날 오전엔 남편과 동네 산에 간다.아침 6시 30에 일어나 출근하는 작은딸을 배웅을 하고 빵 으로 간단한 아침을 준비한다.퇴직후에도 남편은 어김없이 5시30이면 새벽 산책겸 운동을 나갔다가 7시면 돌아온다. 난 계란을 삶거나 후라이하고 샐러드를 준비하는 동안 남편은 샤워를하고 드립커피를 준비한다.7시 40분 간단한 아침 식사를하고 8시 45분쯤엔 산으로 향한다.이런 아침 습관은 여러 해 되었다.언제 부턴가 걷는게 좋아졌고 복병이던 위장병도 좋아졌다.무엇보다 늘 나와 함께 동행 해 주는 남편이 고맙다.이렇게 걷는 습관은 체력도 좋아지고 정신도 맑아진다. 필라테스를 시작한지 4년이 되어간다.비싼 개인 P,T에 비해 가성비 좋은 운동이다.일주일 3회 4대1 수업이다.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

카테고리 없음 2024.11.23

아버지 팔순에 대한 소회

작년 11월 16일(음력)은 아버지 팔순이었다.사람은 태어날 때 삼신할매로부터 부여받은 생명이 얼마인지 모른다.생명은 영원할거라는 착각에 살고 있다.이젠 남은 삶을 뒤돌아보고 비우고 채우시기를 반복하며 삶을 잘 껴안으시길 바란다. 우리집은 늘 크고 작은 집안 대소사엔 우리 사남매가 의기투합해 정성을 듬뿍담아 음식을 만들었다.그런 우리가 언제 부턴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형제지간에 소리없는 균열이 일고 있다. 해서 의논 끝에 적당한 음식점을 예약하고 아버지 형제간들을 초대해 간단한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양력 12월 16일 토요일 모두가 허락된 시간을 어렵게 잡았다. 그날 하필이면 눈도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던 날씨라 지방에서 오신 고모님과 사촌들에게 미안했다. 나름 어른들을 모신 자리라 구색을 갖춘 ..

카테고리 없음 2024.11.22

구름 같은 그리움이 담긴 영화 '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

일본 영화를 좋아한다. 잔잔한 일상들과 인간 내면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는 특히 더 그리움과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준다. 영화 '라스트 레터'를 보면서 오래전 보았던 '러브 레터'와 결이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다양한 인간의 삶은 구름같은 그리움으로 뭉쳐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삶은 인간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시절이 있고 누군가를 떠나 보낸 고통의 시간에서 아파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지옥같은 하루를 살아 낸다고 감독은 전한다. 그래서 힘들 땐 그리움이란 감정이 토닥여 주고 슬퍼하는 마음을 포옥 안아 주기도한다. 영화에서 나쁜 선배(아토)는 사람의 인생을 고작 소설 책 한 권으로 다 담아 낼 수 없다고 ..

카테고리 없음 2024.11.21

매일 쓸모있는 일을 합니다

'쓸모있다'=be of use (to somebody)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발전 시키는데 이바지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쓸모있는 일이라해서 거창한것은 절대 아니다.내가 스스로 나 자신이하는 일들을 쓸모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요즘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매진하고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다.유투버,인스타, 카카오스토리등 개인의 수많은 특기와 소질과 자질이 가득한 영상을 접할때면 가끔은 약간의 무기력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보이는게 다가 아니란걸 알게된다. 가장 중요한것은 가장 단순한 일상을 잘 가꾸어 나가는 일이 진짜 쓸모있는 일이다. 남과 비교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의 하루를 만드는것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뿐 ..

카테고리 없음 2024.11.20

오후 2시 라떼 타임의 행복

영화 '카모메 식당' 대사에 이런 말이있다. "커피는 누가 나를 위해 내려주는게 가장 맛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두시쯤이면 정신을 리셋하기위한 커피 생각이 간절하다.언제부터인지 남편이 버추오에서 내려 건네는 라떼는 세상 맛있는 라떼가 되었다.기계로 캡슐에서 내린 커피맛이지만 내 몸과 맘이 간절히 원할때 마시는 라떼는 정말 아무말이 필요없다.뜨거운 라떼 한모금이 조심스레 목을 타고 흐를때 내눈은 반짝이는 별이되고 정신은 푸른 호수처럼 맑아진다.이맛에 나는 남편을 '두시의 바리스타'라고 부르며 은근히 두시 라떼타임을 종용한다.여기에 순순히 응해주는 남편이 고맙다.이렇게 상호보완으로 서로를 보듬는 오늘 하루도 기쁨이요 행복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