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야기

심플하고 세련된 일상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쩡킴의 사는 이야기 2025. 2. 24. 16:04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는 일본인 사진작가 미카 포사가 프랑스에서 생활하면서 프랑스인들의 생활방식을 보면서 느낀 생각을 쓴 글이다. 몇 해 전에 주황색 표지의 제목이 눈에 띄어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책이다. 사진을 보며 작가의 생각을 읽는 재미가 있다. 오후 산책을 끝내고 책내용에 내 생각을 덧붙여 본다.

 

1. 마음에 드는 것을 조금만 갖는 삶

일용품을 쌓아두지 않는다.
*한꺼번에 사지 말고 필요할 때 사면 된다. 특별할인에 혹하지 말고 정말 필요한 것만 사자.
*쾌적한 생활공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세제나 휴지 등을 쌓아두지 않아 욕실이 깔끔하다.

공감 가는 부분이다. 대기업의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는 주부의 현명함을 발휘해야겠다. 물론 지금도 필요한 것만 딱! 구입한다.

아이들의 작품도 장식품으로


나도 딸들 유치원 때부터 고사리 손으로 그리고 만들어 온 작품들로 늘 거실 한쪽면을 장식했었다. 모든 아이들은 영감을 가진 예술인이다. 살바도르 달리 작품처럼 기괴하기도 했었고 색채의 마술사 샤갈처럼 화려한 색감에 제목을 알 수 없는 그림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분리수거장에서 아이들이 만들어 온 그림이나 작품들을 자주 볼 수 있어 안타까웠다. 

거실에는 쓸데없는 물건을 두지 않는다.
*거실은 가족 구성원이 쾌적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자.

*그런 장소에 휴지통과 벗어둔 코트나 가방을 두지 않기.

아파트 생활을 하는 우리도 대부분 거실은 쾌적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물건은 각자 제자리를 실천하고 있다. 아무리 좁은 공간이라도 이런 규칙을 생활화한다면 집이 좁다는 불평불만은 좀 덜할 것이다.

수납가구는 되도록 적게
*멋쟁이는 옷을 많이 가지지 않는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 갖기
*옷을 많으면 보관도 어렵고 고르기도 어렵다.
*한 가지를 사면 다른 한 가지 처분하기.

한 가지를 사면 한 가지 버리기 실천을 해야 한다. 내가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까워서이다. 그래서 물건이나 옷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방은 다양한 색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채운다.

*무엇을 살까, 무엇을 버릴까로 고민하지 않는다.
망설여질 때는 사지 않기, 고민 자체가 쓸데없는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양육할 때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만의 개성이 있는 당당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새로운 기능으로 둔갑한 새 상품의 노예가 되지 말자. 이런 개인의 실천은 결국 지구 온난화를 실천하는 길이다.

2. 효율적인 가사로 생활의 여유를

식사는 원 플레이트로

*준비할 것도, 뒷정리도 수월함.

*최소한의 식기류와 간결한 수납
*잘 깨지지 않는 멜라닌 소재인기
*새로운 것보다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프랑스인다운 행동
*물건 포장은 간소하게

일본인 작가의 시선으로 봤을 때 일본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일본은 아기자기한 다양한 그릇들로 오밀조밀 음식들을 세팅한다. 포장 또한 과할 정도로 한다. 각 나라마다 문화가 있으니 뭐가 맞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프랑스인의 이런 모습은 본받고 싶다. 남편과 둘의 식사에서 반찬 그릇들을 원 플레이트로 하니 주방일이 훨씬 효율적이다. 나의 상황에 맞게 취사선택하면 될 것이다.

식사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고기도 오븐에 굽는다.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한다.

*간단 레시피, 효율적 조리법
*시장바구니는 필수품

우리나라는 반찬이 있는 식사 문화라 식사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난 요즘은 김치 외엔 간단 요리를 실천하는 중이다. 짜고 맵지 않고 재료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다. 가령 국을 끓일 때도 콩나물과 무를 채 썰어 집간장만으로 심심한 맛을 낸다. 얼큰한 맛을 좋아하던 남편도 이젠 익숙해졌다. 속이 편해서 오히려 좋다고 한다. 버섯도 기름에 볶기보단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굽는다. 시장바구니는 필수품이 된 지 꽤 된다.

몸에 좋은 식재료를 구입한다.
*프랑스의 식량자급률은 100%가 넘는다. 일본 40%
*농업국가 프랑스. 기차로 30분만 교외로 나가면 아름다운 전원풍경이다.
*집에서는 와인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커피는 카페에서, 와인은 레스토랑이나 바 같은 곳에서 친구나 연인과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프랑스가 농업국가라는 것을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그래서 농산물이나 과일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비싼 우리나라 주부 입장에서는 무척 부러운 부분이다. 딸과 처음 프랑스 여행에서 본 카페 풍경에 놀랐다. 꽤 쌀쌀한 날씨에도 노천카페에서 오래도록 대화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 여유롭고 정겨워 보였다. 종종거리며 살았던 내 젊은 시절이 파노라마로 그들과 오버랩되었다.

손수 만든 소박한 생일 케이크

*파란 하늘 아래서 엄마가 만든 케이크를 먹는 행복한 생일(비싼 케이크보다 홈메이드 케이크로 친구나 가족끼리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매우 멋지게 느껴짐)

 소박한 그들의 케이크 맛보고 싶다. 유명 베이커리를 찾고 대기업 프랜차이즈 케이크를 고수하는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일상이 소박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과일은 인테리어의 일부, 먹을 땐 껍질째

*여름에 맛볼 수 있는 페슈프라, 달콤하고 맛있는 납작 복숭아

3. 자연스러움이 깃든 프랑스식 아름다움

화장품은 거의 사지 않는다.
*스킨케어 제품보다는 음식이나 수면 시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싸다고 마구 사지 않는다.
*많이 살 수록 집안 정리 어렵다.
*평상복은 청바지로 충분하다. 
*가장 효과 좋은 스킨케어는 물 마시기다.

요즘 수면의 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낀다. 갱년기 불면증 때문에 한동안 고생 했다. 잠자는 시간을 지키고 햇빛을 쬐며 산책하는 일상이 불면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되었다. 청바지로 계속 멋 낼 수 있는 아름다움을 고수하고 싶다.

4. 가볍게 살기 위한 심플한 인간관계

가볍게 사는 것이 최고다. 살림도, 일상도, 그리고 인간관계도 심플해야 한다. 곁가지가 많은 인간관계는 피곤함이 따른다.

손님맞이는 평소대로

고급 레스토랑보다 자연과 함께, 외출은 가볍게, 자신의 기분은 항상 솔직하게

나이를 불문한 인생의 즐거움

*프랑스 여성은 나이를 먹어도 몸과 마음을 단련해서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젊음을 잃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인생경험과 넘치는 지혜, 그리고 배려와 넓은 마음을 갖추게 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프랑스인들의 노년에 대한 태도를 꼭 닮고 싶다. 내 몸과 마음 근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과 독서, 글쓰기를 생활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생활 태도가 나만의 아름다움이 될 것이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산지 오래다. 그냥 난 오십대로 살고 싶다. 왜냐하면 오십 대의 내가 가장 나 다 운 것 같기 때문이다. 칠십이 넘고 팔십이 되어도 나의 인생경험과 지혜로  딸들과 대화하며 엄마의 마음으로 품어 줄 것이다.

육아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아이 촬영해도 되나요? 부모에게 물으니 그때마다 듣는 대답은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아이가 좋다고 하면 괜찮아요."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과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경험을 쌓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프랑스 부모들의 교육 태도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부모들은 아이의 의견은 묻지 않고 부모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딸들이 어렸을 땐 그랬다. 다행히 사회인이 된 지금은 자신들이 모든 일들을 잘 처리해 나가고 있다.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경험하는 세상이 그들이 자유의지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가끔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돌아가는 방법 일수도 있고 잘못된 생각을 범할 수도 있겠지만 기다려 주는 부모의 마음이 필요하다.

물질보다 추억을 소중히
*돈을 주고 산 것은 언젠가 쓰레기가 되겠지만, 즐거웠던 추억은 언제 까지나 기억될 것이다.
*삶의 진정한 풍요로움은 '지금에 충실하자' (프랑스인들의 생활방식이다.)


추억은 보물 창고다. 현실에 충실하며 나를 점검하며 여유를 갖고 호흡하며 사는 삶.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일기로 매일의 '나'를 수집한다. 운동하고 책 읽고 멍하니 주방을 둘러보다 파란색 귀요미 쓰레기통에 눈이 간다. 꽤나 귀여운 파란 쓰레기통과 나의  인연은 5년 전 이사를 오면서부터다. 그전엔 물건이 담겼던 상자들을 재활용했었다. 굳이 쓰레기통이 될 것을 새 물건으로 살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2025 트렌드코리아에서 말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이동진 평론가의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가 되는 대로"처럼 나도 앞으로 너무 노력하지 않는 심플한 삶을 살기로 했다. 매일 글을 쓰고 제철 음식을 먹고 꾸준히 읽고 운동하는 이 정도만 지키면서 살아갈 생각이다. 물론 유연한 마음으로 나의 소중한 하루를 단아하게 살 것이다. 그날그날 무정형의 삶, 목표 없는 삶을 지향한다.